인포테인먼트(정보와 재미) 혹은 에듀테인먼트(교육과 재미)라는 용어가 나온지도 제법 된 것 같다. 여러 유행들이 왔다가 사라졌고, <썰전>이나 <알쓸신잡>처럼 꽤 재미를 본 예능도 있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과거 인기 인포테인먼트들이 썩 내키지는 않았다. <썰전>을 보면서 정치를 배운다는 친구의 말에는 경악할 정도로 그런 대중적인 인포테인먼트들에 불편함이 많았다. 뭐랄까… 라떼 스럽다고 해야하나? PC 스럽다고 해야하나? 딱히 표현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불편하고 썩 유익하지는 않았던 기억이다.

그런데 최근에 방영 중인 인포테인먼트 방송은 이래저래 실용적이면서도 보는 재미도 쏠쏠하여 자주 보게 된다. 보는 재미와 배우는 유익함이 균형잡힌 방송 프로그램들이다. 현재 예능 원탑 <나혼자 산다>급의 압도적인 오락물과는 결이 다른 프로그램이다.

2020년 봄 현재 절찬리 방영중 : MBC <구해줘! 홈즈>

MBC <구해줘! 홈즈>는 의뢰인에게 맞게 집을 찾아주는 복덕방 컨셉의 예능이다. 2019년 설 연휴에 파일럿 방송 이후 2019년 3월 이후 정규편성되어 2020년 3월 현재까지 순항 중이다. 복팀(팀장 박나래)과 덕팀(팀장 김숙)이 각자 좋은 집을 찾아서 소개하고 의뢰인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며 승부를 가리는 것으로 매주 방영되고 있다.

Image

관전포인트1. 발/품/중/개/배/틀

MBC <구해줘! 홈즈>가 볼 만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고급 ‘발품’ 정보 때문이다. 프로그램 소개에 나온 그대로 스타들이 대신 ‘발품’을 팔아서 집을 알아보고 소개하는 정보가 제법 유익하다. 집을 구하면서 발품을 팔아 본 사람들은 크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인데, ‘발품’이라는 것, 진짜 보통일이 아니다.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들이 현장 답사를 위해서 발품을 파는 ‘임장’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는지에 대해서 들어보면, 불로소득이라고 쉽게 단정 지어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모든 불로소득을 미화하는 것은 아닙니당.

Image

‘발품’으로 얻고자 하는 정보는 꽤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구해줘! 홈즈>에선 매주 다양한 발품 사례를 소개한다. 의뢰인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 집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좋은 집의 조건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주거비용(전세/월세/매매가격)에서 부터 교통, 채광, 수압, 주변 상권 등등 집에 대한 다양한 조건과 사례들을 망라한다.

놀라운 것은 매주 까다로운 미션들을 복팀과 덕팀이 착착 해낸다는 것이다. 세상에 정말 다양한 집들이 많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생각보다 저렴한 집부터,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만든 집까지 혼자 발품을 팔아서는 알기 힘든 정보들이 상당히 많다. 인테리어나 수납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들도 많다.

관전포인트2. 인포그래픽

<구해줘! 홈즈>를 빛내는 또 다른 포인트는 바로 인포그래픽이다. 매주 매주 다양한 집에 대한 컨텐츠를 발굴하는 작가들이 노고도 대단하지만, 그런 다양한 컨텐츠를 일관되고 직관적인 인포그래픽으로 소개하는 디자이너들도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인포그래픽에 관심이 많은데, 공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Image

대표적인 인포그래픽은 집 소개가 끝난 후에 나오는 그림이다. 하나의 집을 보고 나면, 해당 집에 대한 핵심 정보와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그림을 보여준다. 집의 구조와 면적은 어떠하고, 가격은 얼마이며, 장점과 단점이 어떠한지 딱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한 화면에 요약해 낸다. 새롭고 다양한 정보가 매주 쏟아지지만, 직관적인 틀로 정보를 일관되게 담아내는 것이 <구해줘! 홈즈>의 백미다. 고퀄 컨텐츠의 모범이라고 생각된다.

Image

인포그래픽은 집에 대한 다양한 개념을 소개하는데도 적절히 활용된다. 말로만 표현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을 그림으로 개념화해서 매우 친절하게 보여준다. 인포그래픽이 해야하는 역할을 매우 충실하게 수행하는 사례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정도다.

<구해줘! 홈즈>는 1년 가까이 다양한 게스트와 의뢰인이 참여하여 성공적으로 방송을 이어오고 있다. 메인 MC나 패널들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고, 서로 간의 케미도 상당하다. 다만, 방송이 유명해지면서 광고성 매물이 소개되는 경우도 점점 눈에 띄는 것 같다. 과거보다 중개인의 등장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과는 조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래저래 잘되는 집에 유혹이야 없겠냐마는 인포테인먼트가 제공하는 인포메이션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것은 롱런에 필수 조건이 아닐까?

나가며…

집 소유와 관계 없이 우리는 언젠가 살 곳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집을 구하는데서 더 나아가 집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도 직면하게 된다. 언젠가는 한번쯤 닥칠 <집 구하기>를 위한 예행 연습을 할 수 있는 <구해줘! 홈즈>는 그런 의미에서 꽤 배울 것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집 구하기>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공감과 동시에 집 꾸미기에 대한 아아디어를 얻을 수 있고, 아직까지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좋은 수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