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동료에게 뼈를 때리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로 어떤 주제를 가지로 논쟁을 한참 하다가 약간은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황이었는데, 그러다 그 친구가 한 말이 아주 깊숙이 들어와 머리를 때렸다.
“왜 그렇게 100점을 만들려고 하세요?”
안그래도 최근에 내가 하는 일의 방식때문에 내가 너무 피곤하고, 그렇게 피곤하다보니 가족한테는 시간을 못쓰면서 갈등이 생기고, 일은 일대로 열심히하는데, 성과보다는 피곤과 갈등이 더 쌓인다고 느끼는 와중이었다.
그 친구의 말을 조금 더 풀면 이렇다.
“이것만 할것이 아닌데, 80점만 만들어도 충분한 것인데, 80점에서 90점 100점을 만들려면, 0에서 80점을 만든 것보다 훨씬 많은 투입이 있는 것인데, 당신은 너무 80점에서 90점, 100점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사실 이 대화가 있기 일주일전에 새벽까지 일을 하며 혼자 되뇌였던 것이 “앞으로는 80점까지만 하자.”였다. 요즘 들어서 와이프가 밥먹듯이 하는 이야기도 “당신이 차린 회사야? 당신은 월급쟁이일뿐이야.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였다.
그런 나의 생각을 아는듯 그 친구가 이렇게 그대로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너무나 정확한 피드백이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왜 그렇게 일을 하고 있는지 속속들이 모르면서 너무 쉽게 이야기한 것이 아니냐는 나의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이다.
‘니 일은 80점을 만드는 것이고, 내일은 그 80점을 90점, 100점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받아칠 뻔하기도 했다. 서로 조금은 감정이 격앙된 상태였기에…
그러나 너무 속을 들킨 것같은 뼈를 때리는 그 친구의 말이 객관적으로 너무 맞았다.
조금 더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방식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보자면,
한마디로 ‘너무 아마추어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완벽주의자 코스프레’를 한 것이었다.
어짜피 시간은 제한적이고, 쓸수 있는 자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인데,
그 상황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시간과 자원을 쓰고,
최대한 효과적으로 임팩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냈어야 했다.
나름 알고는 있었지만, 애써 외면해왔던 나의 쌩얼같은 모습이었는데,
그 친구의 한마디가 큰 울림이 되어 계속 머리를 맴돌았고,
조금 더 나에 대해서 직시를 하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이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해주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개발자가 개발자에게 해주는 이야기들이지만, 매니저를 경험한 것에서 나오는 말들이 개발직군과 상관없이 도움이 되는 말들이 많았다.
한기용님은 현재 개발자들의 커리어 멘토를 하면서 프로그래머스 https://programmers.co.kr/
라는 개발자 성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렙(Grepp)의 미국지사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리콘밸리 여성 커리어인들을 돕는 비영리 단체 심플스텝스를 도와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에서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쌓은 분의 인터뷰였는데,
본인이 회사에서 피드백을 줬던 내용이 딱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우선순위를 따져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임팩트가 있고, 중요한 일인지 따져야 한다. 일의 경중을 따져서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 무슨 일이건 최선을 다해서 백프로하는 것이 겉으로는 장점이고 강점으로 보이지만, 시간은 유한한데, 중요한 일, 중요하지 않은 일까지 열심히하면 어떻게 임팩트를 내느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은 대충하라. 마인드 셋을 바꿔야 한다. 시니어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향력이다. 내가 편안하게 여겼던 comfort zone에서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했던 것이 맞는지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위 내용이 딱 내가 들었던 피드백이랑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그동안 내가 했던 일의 방식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드는 말이었다.
나는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남이 주는 피드백을 너무 감정적으로 듣지 말고,
나의 행동을 바꾸는 밑거름을 삼아서 comfort zone을 벗어나야 성장하고, 영향력이 생긴다.
위 영상은 위 내용 말고도, 승진, 리더십, 네트워크, 인간관계(힘빠지게 만드는 사람은 손절) 등에 대해서도 좋은 말들이 많았다.
새해에 더 거듭나기 위해서는 뭐든 공부에서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자.
그 시작은 ‘무엇인 중요한지 따지면서 일하고, 더 성장하기 위해서 내가 필요한 것은, 나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더 따지자. 타조처럼 머리를 막고 숨(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