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신사임당(주언규), “나는 더 작은 사업을 해야 했다."

유튜버 신사임당(주언규), “나는 더 작은 사업을 해야 했다."

Published
January 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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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Gun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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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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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신사임당으로 유명한 주언규. 그가 KDI 나라경제에 기고했던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인사이트가 있어서 가지고 왔다. 그에 대한 호불호나 논란을 떠나서 아래 내용은 참고할만 하다.
 

“사업 성공이 운에 의존”

“사업 성공에 필요한 것은 여러 번 시도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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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닫다
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퇴직금을 포함해 평생 모은 돈 4천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순간이다. 오프라인 공간 임대업을 창업했는데, 동업자의 돈을 더해 8천만원으로 시작했다. 그때까지 창업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걸어도 10명 중 9명은 망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망하지 않은 10%에 들기 위해 잠을 줄이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
아내는 임신한 상태였다. 그리고 우리는 반지하에 살고 있었다. 개업 후 3개월 동안 매달 400만원씩 적자를 봤다. 동업자와 모은 돈은 보증금과 인테리어로 다 쓴 상황이라, 동업자와 200만원씩 나눠서 쏟아부었다. 그 돈은 이직한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 충당했다. 그때 알게 됐다. 돈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니지만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드는구나.
그 당시 동업자와 매일 서로 바닥을 드러내면서 싸웠다. 너무도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속이었다. 아내는 임신한 와중에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나와서 일을 했다. 나도 퇴근 후 잠자는 두세 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사업에 쏟아부었다. 고통스러워도 사업은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서야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업은 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10명 중 9명이 망한다면 10번 이상 시도할 수 있는 자본력이 있거나, 자본이 적다면 그 자본으로 10번 이상 시도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규모의 사업이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튜브를 성장시킨 방식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주사위를 한 번 던져서 3이 나오면 10억원을 벌고 나머지 숫자는 1억원을 잃는 게임이 있다고 해보자. 이는 6명 중 5명이 망하는 게임이다. 전 재산이 1억원이 안 되는 사람은 이 게임에 참가할 수조차 없다. 겨우 1억원을 모아서 참여하려 해도 그것이 전 재산이라면 단 한 번의 주사위 던지기에 모든 운을 걸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주사위를 한 번 던져서 3이 나오는 것은 우연의 영역이지만 주사위를 던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것은 필연의 영역으로 바뀐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우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나는 더 작은 사업을 해야 했다. 모은 돈을 모두 쏟아붓고 열정을 태우는 대신 더 작고 지속 가능하면서 성공의 확률이 필연에 가까운 게임부터 시작해서 키웠어야 했다. 늦었다고 생각됐지만 그렇게 방향을 바꿨다. 오프라인 매장을 4개까지 늘렸었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방향을 바꿔 온라인 쇼핑몰 수익을 비롯해 유튜브 채널 수익 등 월 소득을 1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성공을 위해서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행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 순간이 내 삶의 방향을 바꾼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해당 칼럼 시리즈에서 볼만한 칼럼

세월이 흐르고 나면 누구든 크고 작은 아쉬움을 갖게 된다. 하지만 가능한 한 그 아쉬움은 작아야 한다. “그래, 내가 기대하던 결과를 모두 거둔 것은 아니지만 여한 없이 도전해봤다.” 이런 이야기가 내면으로부터 흘러나와야 후회 없는 인생이 될 것이다.
새로운 자극이 오더라도 그동안 퍼부은 노력 때문에 웬만해선 있던 자리에 머무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자리를 박차고 완전히 새로운 길로 뛰어들어서 지금은 지식사업가로 변신하게 됐다. 긍정적인 면에선 용기이고 다소 부정적인 면에선 만용일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일을 만들어낸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결정적인 시기가 한두 번 있다. 필자 또한 그런 기로에서 위험이 큰 길로 뛰어들었다.
조직을 떠난 지 18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자유가 주어지는 대신에 책임을 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삶은 여전히 안일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대신에 자유롭고 창의적인 삶을 얻은 것은 분명하다. 자기 사업을 시작하던 그날을 떠올릴 때면 “삶은 계속해서 도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