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넘어가니 출퇴근길 차 안에서 듣는 음악이 늘 비슷해졌다. 20~30대 노래방에서 부르던 고음 발라드와 힙합을 여전히 좋아하고, 필요하면 최신곡도 연습해 볼 생각은 있다. 문제는 무엇을 들을지 고르고, 찾아서, 재생목록에 하나씩 담는 일이 번거롭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AI 브라우저에게 이 과정을 맡겨 봤다. 단순히 노래 제목을 추천받는 챗봇이 아니라, 내가 로그인해 둔 브라우저에서 유튜브 뮤직을 직접 열고, 기존 재생목록을 읽고, 곡을 검색하고, 새 재생목록에 담고, 결과까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결과는 216곡짜리 출퇴근 플레이리스트였다. 더 흥미로웠던 건 결과보다 과정이었다. 대화하듯 취향을 말하면 AI 브라우저가 실제 웹 작업으로 이어 주니, 선곡 방식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챗봇 추천과 AI 브라우저의 차이
일반적인 AI 추천은 보통 여기서 끝난다.
“이런 노래를 좋아하시면 다음 곡을 들어보세요.”
그다음은 다시 내 몫이다. 유튜브 뮤직에서 곡을 검색하고, 가수와 버전을 확인하고, 재생목록에 추가하고, 빠진 곡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AI 브라우저는 이 중간 과정을 이어서 처리했다.
| 단계 | 일반 챗봇 추천 | AI 브라우저로 한 방식 |
|---|---|---|
| 취향 파악 | 내가 좋아하는 곡을 직접 설명 | 내 유튜브 뮤직 재생목록을 직접 읽음 |
| 추천 | 곡 이름 위주 | 유튜브 링크와 추천 이유까지 함께 제시 |
| 피드백 반영 | 대화로만 반영 | 다음 라운드 선곡 기준에 바로 반영 |
| 저장 | 사용자가 하나씩 검색해 추가 | 유튜브 뮤직 화면에서 직접 검색해 추가 |
| 확인 | 사용자가 따로 점검 | 실제 재생목록 화면과 곡 수 확인 |
| 활용 | 추천 목록을 따로 보관 | 셔플 재생 링크까지 정리 |
핵심은 추천과 실행이 분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화 중 “이 곡은 빼자”, “이 가수 곡을 더 넣자”라고 말하면, 그 판단이 곧 웹에서의 작업으로 이어졌다.
1. 기존 재생목록에서 취향을 읽어 냈다
처음부터 긴 취향 설명을 쓰지 않았다. 내가 유튜브 뮤직에 만들어 둔 재생목록 두 개를 AI 브라우저가 직접 읽게 했다.
- korea list: 262곡
- 좋은리스트: 86곡
두 목록에서 공통점이 꽤 분명하게 보였다.
- SG워너비, 엠씨더맥스, 박효신, 거미 같은 고음 발라드
- 에픽하이, 다이나믹 듀오, MC 스나이퍼 같은 멜로디가 있는 힙합
- 빅뱅, 2NE1, DAY6 같은 아이돌과 밴드 음악
AI 브라우저는 이미 들어 있는 곡을 가능하면 피하고, 비슷한 결의 새 곡을 찾는 방식으로 추천을 시작했다. 내가 따로 리스트를 복사해 붙여 넣지 않아도 됐다.
2. 10곡씩 고르면서 취향을 좁혔다
추천은 처음부터 100곡을 한 번에 받지 않았다. 10곡씩 받고, 나는 번호로 좋거나 싫은 곡만 답했다.
AI 브라우저는 곡마다 유튜브에서 감상 링크를 찾아 붙였고, 왜 추천했는지도 짧게 설명했다. 바로 들어 보고 판단할 수 있으니 고르는 부담이 줄었다.
| 라운드 | 내 반응 | 다음 추천에 반영된 점 |
|---|---|---|
| 1 | 10곡 중 9곡 선택. 에픽하이 ‘One’은 아는 곡이지만 별로 | 에픽하이는 유지하되 다른 분위기의 곡 추천 |
| 2 | 10곡 모두 선택 | 고음 발라드, 감성 힙합, 밴드곡 조합 유지 |
| 3 | QWER 제외. 가수가 너무 겹친다고 피드백 | QWER 전체 제외, 가수 로테이션 강화 |
| 4 | 10곡 모두 선택 | 김경호, 더 크로스, 지코, 엔플라잉 등으로 폭 확대 |
특히 “가수가 계속 겹친다”는 말 한마디 이후 추천이 확 달라졌다. 같은 가수가 반복되는 대신 여러 가수가 돌아가며 나오니 출퇴근용으로 덜 지루했다.
3. 팝은 10곡당 1.5곡 정도만 섞었다
5라운드에서는 팝을 세 곡 섞어 봤다. 노래방에서 가끔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부른다고 말했더니, 재즈를 잘 모르는 내 취향을 고려해 부담 없는 스탠더드 팝부터 추천해 줬다.
- Frank Sinatra, Fly Me to the Moon
- Oasis, Don’t Look Back in Anger
- Bruno Mars, When I Was Your Man
세 곡 모두 좋았지만, 팝은 가끔 들리는 정도가 좋았다. 그래서 이후에는 10곡당 평균 1.5곡, 즉 1곡과 2곡을 번갈아 넣기로 했다.
이런 비율 조정도 대화 한 줄이면 됐다. 추천 규칙을 다시 설명하거나 목록을 직접 정리할 필요가 없었다.
4. 떠오르는 노래도 바로 끼워 넣었다
추천을 고르다 보면 오래전에 좋아하던 곡이 떠오른다. 그런 곡은 그때그때 말했다.
- 바스코의 첫느낌
- 브라운 아이즈의 FOR YOU (돌아가줘)
- 더원의 썸데이, 지나간다
- 나미의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
‘첫느낌’은 같은 제목의 힙합곡이 여러 곡 있었다. AI 브라우저가 후보를 찾아 보여 주고, 내가 바스코 곡이라고 확인한 뒤 넣었다. 이런 확인 과정 덕분에 엉뚱한 곡이 들어가는 일을 줄일 수 있었다.
5. 100곡에서 216곡으로 늘렸다
10라운드까지 마치고 99곡이 모였다. 원래 목표는 100곡이었지만, 들을 곡이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후에는 20곡 안팎으로 추천 단위를 늘렸다.
| 단계 | 결과 |
|---|---|
| 10라운드 이후 | 99곡 |
| 21곡 추가 추천 | 120곡 |
| 20곡 중 2곡 제외 | 138곡 |
| 20곡 중 1곡 제외 | 157곡 |
| 20곡 모두 선택 | 177곡 |
| 20곡 중 1곡 제외 | 196곡 |
| 시티팝, 좋아하는 가수 곡 추가 | 216곡 |
제외한 곡도 의미가 있었다. 배치기의 ‘마이동풍’은 좋았지만 ‘두 마리’는 맞지 않았다. 가수 하나를 통째로 좋아하거나 싫어하기보다, 곡 단위로 취향이 갈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중간에는 시티팝 20곡도 추천받아 일부만 골랐다.
- 마츠바라 미키, Stay With Me
- 타케우치 마리야, Plastic Love
- 스기야마 키요타카 & 오메가 트라이브, SUMMER SUSPICION
- 김현철, 왜 그래
- 유키카, 서울여자
이후 좋아하는 가수별로도 추가했다.
- 이승철: 말리꽃, 인연, 소리쳐, 서쪽 하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김건모: 아름다운 이별, 서울의 달, 미안해요, 핑계,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내 모습을, 어제보다 슬픈 오늘, 너에게
- 플라워: Endless, 눈물, 애정표현
6. 추천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재생목록까지 만들었다
선곡이 끝난 뒤 AI 브라우저가 유튜브 뮤직에 새 비공개 재생목록을 만들었다. 이후 곡을 검색해 가수와 버전을 확인하고, 재생목록에 추가했다.
수백 곡을 한 번에 담는 과정에서 중요한 교훈도 있었다. 처음에는 고른 곡이 다 들어간 것처럼 생각했지만, 실제로 확인해 보니 일부만 저장되어 있었다. 이후 여러 구간으로 나눠 추가했는데, 저장 완료 알림이 떠도 실제 목록에서 빠진 곡이 있었다.
결국 AI 브라우저가 실제 재생목록을 다시 열어 곡 수를 확인하고, 빠진 곡을 대조해 채웠다. 사람이 마지막에 하나하나 비교했다면 꽤 귀찮았을 작업이다.
여기서 배운 점은 분명하다.
AI에게 웹 작업을 맡길 때는 “추가했다”는 보고보다, 실제 화면과 결과 수치를 확인하는 단계까지 포함해야 한다.
AI 브라우저의 장점은 이 확인 작업까지 같은 흐름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7. 링크 하나로 셔플 재생하기
유튜브 뮤직 재생목록 주소는 보통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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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playlist를 watch로 바꾸고 &shuffle=1을 붙이면 셔플 재생 링크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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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출근길에는 이 링크 하나만 누르면 된다. 다만 유튜브 뮤직 공식 도움말에서 안내하는 URL 옵션은 아니어서 앱이나 브라우저 환경에 따라 동작이 다를 수 있다. 자동으로 셔플되지 않으면 재생목록 메뉴에서 셔플 재생을 누르면 된다.
재생목록이 비공개라면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열린다. 블로그 독자와 링크를 공유하려면 재생목록을 일부 공개로 바꿔야 한다.
앞으로 해 볼 수 있는 것들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AI 브라우저를 쓰면 플레이리스트 만들기가 일회성 작업이 아니라 계속 바꿔 나갈 수 있는 개인 음악 비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즌별 플레이리스트
계절마다 출퇴근 분위기는 다르다.
- 봄: 밝은 밴드곡, 산뜻한 어쿠스틱 곡
- 여름: 시티팝, 드라이브용 댄스곡
- 가을: 서정적인 발라드, 차분한 R&B
- 겨울: 고음 발라드, 따뜻한 OST
기존 216곡을 바탕으로 시즌별 하위 목록을 만들 수도 있고, 새 추천곡을 섞어 계절별 버전을 만들 수도 있다.
아이들과 여행 갈 때의 리스트
아이들과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내 취향만 고집하기 어렵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곡, 너무 무겁지 않은 가요와 팝을 적절히 섞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요청할 수 있다.
“아빠가 좋아하는 2000년대 노래 70%, 아이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 신나는 곡 30%로 2시간짜리 가족 여행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줘.”
AI 브라우저가 기존 재생목록과 최신 인기곡을 참고해 후보를 만들고, 내가 고른 곡만 실제 재생목록에 담을 수 있다.
제주도 여행 테마
여행지에 맞춘 플레이리스트도 재미있을 것 같다.
- 해안도로 드라이브용 시티팝
- 바다를 보며 듣는 어쿠스틱 곡
- 아이들과 함께 부를 수 있는 밝은 노래
- 숙소에서 쉬면서 듣는 잔잔한 발라드
목적지와 동행자, 이동 시간, 분위기를 말하면 그에 맞는 여행용 목록을 따로 만들 수 있다.
최신곡을 조금씩 섞기
나는 익숙한 노래를 좋아하지만, 노래방에서 부를 최신곡도 조금씩 연습하고 싶다. 앞으로는 기존 취향을 유지하면서 최신곡을 한두 곡씩 섞는 방식도 가능하다.
“내 플레이리스트 분위기는 유지하되, 최근 1년 안에 나온 노래방용 고음곡을 10곡당 1곡 정도만 섞어 줘.”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갑자기 낯선 노래로 바뀌는 부담 없이 새로운 곡을 익힐 수 있다.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기
한 번 만든 목록을 그대로 두지 않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
- 매달 최신곡 후보를 몇 곡씩 추천받기
- 자주 넘기는 곡은 빼고 비슷한 대체곡 찾기
- 좋아하는 가수의 새 노래가 나오면 후보에 추가하기
- 계절이나 일정에 맞춰 재생목록을 새로 만들기
물론 실제로 추가하거나 공개 범위를 바꾸는 등 결과가 남는 작업은 확인하고 진행하는 편이 좋다. 그래도 후보를 찾고, 비교하고, 정리하는 반복 작업은 AI 브라우저가 크게 줄여 줄 수 있다.
마치며
이번 플레이리스트 작업에서 중요한 건 AI가 노래를 잘 안다는 점만이 아니었다. 내가 실제로 쓰는 유튜브 뮤직 화면에서 기존 재생목록을 읽고, 대화로 기준을 바꾸고, 곡을 검색하고, 재생목록에 담고, 결과까지 확인했다는 점이 컸다.
예전에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려면 내가 직접 검색하고 클릭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는 “이 곡은 빼자”, “팝은 조금만 넣자”, “이 가수 노래를 더 넣자”라고 말하면 된다. AI 브라우저가 그 말을 실제 웹 작업으로 바꿔 준다.
그래서 이번 216곡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 계절이 바뀌면 다시 고치고, 가족 여행을 앞두면 새 목록을 만들고, 최신곡도 조금씩 섞어 볼 생각이다.
음악 취향은 계속 변한다. 그리고 이제는 그 변화를 플레이리스트에 반영하는 일도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됐다.
